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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창주 - 밀란 쿤데라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사랑이란 무엇인가?

격변의 이데올로기 속에서도 끝까지 사랑만은 지키고 싶었던 주인공. 사랑의 본질은 무엇인가?

1960년대. 격변의 동유럽. 체코슬로바키아는 한참 민주화 운동이 진행 중이다. 그러나 소련의 군대가 들어오고, 체코슬로바키아 민주화 운동, 일명 프라하의 봄은 금세 실패로 돌아간다.

프라하의 유능한 외과의사인 토마시는 사랑을 가벼운 존재로 생각한다. 그는 끊임없이 많은 여자를 만났고, 가벼운 만남에 그칠 뿐이다. 또한, 조국이 처한 현실을 애써 외면하기에 급급하다. 반면 그의 아내인 테레자는 무거움을 상징하는 존재다. 테레자는 남편 토마시가 외도를 많이 하지만 참는다. 그와 함께 많은 것을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둘은 서로 맞지 않지만, 토마시는 이전에 만났던 여자들과 다른 패턴을 보였던 테레자와 결혼하기로 결심한다. 그렇게 안정적인 삶을 영위할 줄 알았지만, 토마시의 가벼움과 테레자의 무거움은 계속될 뿐이다. 프라하에 소련군의 탱크가 진입하자 이 둘은 스위스로 피난을 간다. 테레자는 남편 토마시의 외도가 멈출 줄 알았으나 그렇지 않았다.

그 과정에서 토마시는 사비나라는 예술가를 만난다. 그 둘은 외도 관계이지만 성향은 비슷하다. 가벼운 존재의 상징이다. 사비나는 공산주의자 아버지 밑에서 억압을 받아왔다. 그 속에서 가벼움을 상징하는 토마시는 특별하게 보였을 수도 있다.

결국 테레자는 남편 토마시를 설득하여 다시 프라하로 돌아가는 선택을 한다. 가벼움을 상징했던 토마시는 처음에 주춤했으나, 아내를 따라 무거움을 선택한다. 그 과정에서도 토마시는 사랑을 버릴 수 없었다. 돈보다 더 중요한 것은 사랑이라고 말하는 주인공은 내게 큰 울림을 주었다.

책을 보자면 철학적인 생각을 많이 하게 된다. 주인공은 격변의 시기 속에서도 사랑이란 감정을 끝까지 놓지 않는다. 물론 불륜과 같은 도덕적으로 옳지 않은 사랑도 많았다. 거기엔 옹호할 생각이 전혀 없다. 그러나 적어도 사랑이 어떤 것인지, 사랑의 본질이 무엇인지 곰곰이 생각해본다.

필자도 몇 번의 연애경험이 있다. 그러나 그 속에서 진정한 사랑을 한 적은 없는 것 같다. 솔직히 인생의 경험 속에서 사랑의 본질을 찾지 못한 것 같다. 다원화된 사회 속에서 사랑의 유형도 점점 다양해지고 있다고 느낀다. 어떤 사람은 마음의 안식을 찾으려고 애인에게 의존하기도 한다. 하지만 필자는 그건 좋은 사랑이 아니라고 본다. 물론 사랑하는 사람에게서 마음의 안식을 찾을 수 있겠다 하겠지만, 지나치게 애인에게 의존하는 행태는 좋은 것은 아닌 것 같다. 아무 얘기 없이 그저 불안한 감정을 들어주기만 했던 경험은 좋지 않았다. 그 속에서 나름의 답을 찾자면 과하게 의존하지 않고 서로서로 배려하는 것이 일단 필자가 생각하는 사랑이라 본다.

여러분이 생각하는 사랑은 어떤 것인가? 사실 내용 자체가 추상적인 면이 있어 책을 자세히 소개해 주지 못한 것에 유감을 표한다. 기회가 된다면 이 책을 읽어보길 권한다.


주간장학생 시즌2 5회